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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일> 하나님께로서 난 사람(갈1:1-12) | 이정식 | 2013-06-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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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다닌지 얼마 안 된 초보신자가 있었습니다. 설교시간에 성경을 찾으려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교회사람들이 말하는 '도전받았습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시험듭니다'는 이상한 말로 들렸습니다. 그러니 예배 시간에 조는 수준에서 숙면을 취하는 수준으로 나아갔습니다. 가끔씩 들리는 목사님의 유머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목사님이 설교 도중에 "여러분, 성경 인물 중에 하박국 선지자라고 아시지요?"는 말을 했습니다. 그날따라 깨어 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하박국이라는 사람이 있는 줄 몰랐기에 선지자 하박국이 '선지해장국'으로 들렸습니다. 한참 소리 내어 웃다 보니 주위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2-3주 후에는 아내에게도 비슷한 일이 생겼습니다. "어, 이상하다. 왜 없지?" "여보, 분명히 사도행전 15장이라고 하셨는데 15장이 없어." 그래서 아내가 보고 있던 성경책을 뺏어들고 보니 아내가 찾은 곳은 '사도행전'이 아니라 '사도신경'이었습니다.
그러던 사람이 어느 날 중보기도학교에 우연찮게 들어가 두 명의 선교사와 함께 다과상을 하나를 놓고 있었습니다. 한 선교사가 하는 말이 "형제님이 기도해 주시겠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기도 시간에 이 생각 저 생각하기는 했지만 기도는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딸이 식사기도를 해야 한다고 하면 "하나님은 기도하고 싶어하는 사람만 기도하기를 원하셔." 하고 피했습니다. 그냥 안 하고 버티면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대신 하겠지 생각했는데, 꼼짝도 않고 기도하기를 기다리고만 있는 것입니다. 등줄기에 식은 땀이 줄줄 흘러 내렸습니다. 그렇게 머리만 복잡하던 순간에 입에서 나온 말은 "잘못했습니다. 주님,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였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온 기도였습니다. 그동안 세상에서 나만 잘났다고 살아왔는데, "잘못했습니다, 주님"이렇게 나온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 후 훈련을 받는 중에 들려온 찬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이름 높여 드립니다"가 흘러나왔을 때는 6시간 동안 제자리에 앉아 울기만 했습니다. 이제 그는 하나님이 보낸 사람이 되었습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서문에서 다른 편지에는 보이지 않는 강한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사람들에게서 난 것도 아니요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니요"(갈1:1) 자기가 사도된 것이 사람들이 뽑았기 때문이 아니며, 사람들이 그렇게 인정하거나 자격을 주어서 된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이 말을 하는 것은 단지 자기의 사도권을 변명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바울이 이 말로 시작하는 이유는 나와 같이 모든 성도 또한 사람들에게서 난 것이 아니며 사람으로 말미암은 것도 아닌,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이라는 사실을 깨우쳐주기 위함입니다. "함께 있는 모든 형제로 더불어 갈라디아 여러 교회들에게 우리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갈1:2-3).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내 양은 내 음성을 듣는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났기 때문에 그분의 은혜와 평강 안에서 사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사람들에게서 날 수 없습니다. 사람으로 말미암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뽑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임명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신학교 나왔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되겠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에게서 나는 것입니다. 세상에 유명하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들의 생애와 말이 영향을 많이 끼칩니다. 무한도전과 런닝맨을 이끄는 유재석은 '유느님'이라고 불립니다. 애칭이긴 합니다만 그만큼 영향력이 있습니다. 제가 봐도 참 괜찮은 사람입니다. 언제나 겸손하게 다른 팀원들을 앞세울 줄 알고,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 항상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스타라고 하면서 스캔들이 나오거나 말실수로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인데 전혀 그런 일이 없습니다. 유재석은 독실한 불교신자입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어떻습니까? 그분은 작은 대한민국에서 2류 3류 기업을 이어받았지만,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일신의 영달만 추구했다면 이렇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자기 절제 등 여러 가지 덕목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또한 원불교의 신자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싸이는 어떻습니까? 고등학교 시절 꿈처럼 미래비전처럼 들었던 빌보트 차트에 동양계 음악인이 순위에 올랐던 적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 우리 나라에서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가왕이라는 조용필도 싸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 싸이는 이단이라 하는 종교의 사위라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생각해봅니다. 이 사람들이 그런 신앙을 가졌어도 일류가 되고 최고의 스타가 되는구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아니어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구나. 그들의 철학이나 세계관이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궁금합니다. 이들에게는 신앙적인 출발이 아니라 자기 사명이 더욱 강해보입니다.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든, 자기 사명에 뿌리를 두든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께로 나는 일을 제외하고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서 나거나 사람들로 말미암아 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무엇으로도 하나님께로부터 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로서 난다, 복음으로 거듭났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악한 세대에서 건지신" 것입니다. 언젠가 북한에서 나온 사전을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1992년에 <조선말대사전>이 간행되었는데, 얼마나 잘 연구하고 만들었는지 감탄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때까지 나온 대한민국의 사전들보다 더 좋았습니다. 그 후로 국립국어연구원과 각 사립대학에서 대사전을 펴낼 때 상당한 참고자료가 되었습니다. 또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는데, 대포동 3호 같은 것은 사거리가 3000~5000km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런 것을 만들어낼 과학기술이 북한에 잘 갖추어져 있다는 말입니다. 또 북한 외교관들이 국제 무대에서 이상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하지만, 그들도 북한의 엘리트요, 어떤 단어나 어떤 말을 써야 할지 그 미묘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충성, 그들의 열정, 그들의 인격, 그들의 선함 이 모든 것들이 대한민국의 어떤 분들보다 더 뛰어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입니까? 그 모든 것이 결국은 북한을 위해서 쓰임을 받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 나라에 살고 있다는 말은 무슨 말입니까? 하나님은 어찌하여 이 세대를 악한 세대라고 말씀하고 계신가요? 그것은 우리의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요, 인격이 부족해서가 아니요, 우리의 충성이 모자라서가 아니요, 우리의 선함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다만 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육신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위해서 쓰인다는 것이 문제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칭송받을 만한 것이 결국 무엇을 위해서 쓰이느냐, 무슨 영광을 위해서 사용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께 감사치도 않고,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하지 않는 일"에 쓰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악한 세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악한 세대요, 세상 나라에 살 우리들을 거기서 건져내셔서 하나님 나라에 살게 하시고,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게 하십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및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 말미암은" 복음으로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부부는 39년 동안 세상에서 살았습니다. 나름대로 괜찮은 스펙을 소유한 부부입니다. 어느 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내와 딸이 울고 있었습니다. 왜냐고 물었더니 케냐의 불쌍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슬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기부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점점 기부활동에 관심을 가지다가 매일요일 아침마다 호수공원에 나가서 모금함을 들고 모금을 호소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생방송 <아침마당>과 9시 뉴스에까지 이 부부에 관한 이야기가 보도되었습니다.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열심으로 행하던 기부의 일이 공허하게 느껴졌습니다. 좀더 나은 것을 찾다가 선교사로 가서 직접 그들을 돕기를 바랬습니다. 그런 구실로 찾아간 곳이 교회였습니다. 근 40년 동안 자기를 계발하고, 이제 세상을 돌아볼 기회가 생겨서 기부의 일을 하는 이 삶을 보면 괜찮은 삶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러나, 여기까지도 하나님께로부터 난 것은 아닙니다. 죽은 자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를 살리신 하나님 앞에 회개하기 전까지는 하나님의 사람이 아닙니다. 갈라디아 교회 사람들은 주의 복음을 받고 기뻐하다가 얼마 되지 못해서 다른 복음을 쫓아 갔습니다. "그리스도의 은혜로 너희를 부르신 이를 이같이 속히 떠나 다른 복음 좇는 것을 내가 이상히 여기노라"(갈1:6). 사도 바울은 의분을 내고 있습니다. '어찌 그럴 수 있느냐!' 하는 마음으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강하게 말하기를 "다른 복음은 없나니"(갈1:7a) "우리나 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갈1:8)라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다시 연거푸 말하되 "만일 누구든지 너희의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갈1:9). 아름다운 음악은 우리를 부릅니다.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할 문화 생활도 우리 곁에 있습니다. 이제 워터파크도 들어오고 여기 우리가 향유할 공간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루만져지지 못한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할 만한 것들입니다. 즐기며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조금이라도 복음을 장애하도록 하면 안 됩니다. 사도 바울이 왜 성도들 앞에서 "저주를 받을찌어다 저주를 받을찌어다"라는 듣기 거북한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합시다. 악한 세대에서 죄 가운데 살던 우리를 건지시려고 "우리 죄를 위하여 자기 몸을 드리셨"(갈1:4b)습니다. 죄 아래 있는 자가 마땅히 받을 저주를 주님께서 대신 받으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임하였습니다. 다시는 죄 가운데 있지 않도록 세상에서 돌아와 하나님께로 살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복음을 떠나 다른 복음을 쫓아갑니다. 죄악 중에 있던 자의 저주를 다 담당하셔서 저주 없이 생명과 소망 중에 살도록 하셨는데, 우리는 잠깐 복음을 맛본 후에는 도리어 저주를 되사려고 합니다. 다시 저주의 삶을 먹고 마시려고 합니다. 얼마나 애석한 일입니까. 주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이루신 영광은 "영광이 저에게 세세토록 있을찌어다 아멘"(갈1:5)할 만한 유일한 일입니다. 영원한 복음입니다. 그러니, 이를 빼앗으려고 어떤 사람이 다른 복음을 전하거나 천사라도 다른 복음을 전한다면, 그는 저주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저주를 두려워하게 하시려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과 소망,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기쁨을 떠나 다시 더러운 곳으로 가려고 하느냐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갈1:10). 혹시 다른 복음을 즐기는 사람이 있어서 그 앞에 섰을 때 사람들을 좋게 하려고 말씀을 전하겠느냐. 그럴 수 없으니 나는 하나님께로부터 난 "그리스도의 종"(갈1:10b)이기 때문이며, 이 복음은 사람의 뜻으로 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이 복음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기 때문이며 이 복음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갈1:11-12 참조)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복음을 가진 모든 사람은 다 하나님께로서 난 사람입니다. 정용식 목사님과의 상담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이 되셨습니까? 그러나 정용식 목사님에게서 난 것이 아닙니다. 이정식 목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이 되셨습니까? 그러나 이정식 목사에게서 난 것이 아닙니다. 어떤 리더와의 상담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이 되셨습니까? 그분에게서 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죽은 자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살리신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났습니다. 이 확증을 가진 사람은 결코 다른 복음에게 참복음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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